3월엔 무엇을 소비했나 안녕하세요 뒤늦은 3월 월간 결산 올립니다. 3월은 1,2월에 몰린 연휴가 없어서 업무적으로도 뭔가 제대로 착수되는 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봄바람과 함께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더더욱 무언가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새해다운 달인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3월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희는 엊그제 회의에서 근황을 나눴는데 각자 나름 치열하게 보냈습니다. MSG도 더 전진하기 위하여 알찬 계획을 세우기도 했어요.
MSG는 매달 솁디터 월간 결산으로 한 달 간 에디터들의 콘텐츠 여정을 소개해드리고 여러분들에게 수제 알고리즘으로 미디어 추천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몸을 이루듯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도 정신을 이룬다고 생각해요. 각자 바쁜 삶을 살다 보면 영화 한 편 보기도 빠듯한 시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 짬이 나신다면 저희의 레터가 여러분을 이루는 미디어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한자한자 적어보겠습니다. 따뜻한 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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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꼬집] 다정한 이야기의 계절 - Edit 🧂
[두 꼬집] 유연한 이성주의자로 멘탈 세팅을 원한다면 - Edit 🍯
[세 꼬집] 영감 기다려 내가 갈게 - Edi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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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이야기의 계절
올해가 시작되며 저는 꼭 한 달에 영화 1편, 책 1권, 드라마/시리즈 1편을 보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이번 3월은... 70%정도 달성한 것 같습니다. 마음의 짐을 덜고자 시작한 일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걸 보면 역시 '꾸준함'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4월은 더 부지런히 콘텐츠 속을 서핑하고 다녀야겠어요!
3월은 본격적으로 봄이 오며 새해보다 더 새롭게 느껴지는 달인데요. 새해 다짐을 1-2월 간 유예한 후, 비로소 3월부터 시작하는 것을 은연중에 습관처럼 여기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설렘만큼이나 정체 모를 불안함이 스며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저는 안팎으로 온기를 채워줄 수 있는 이야기에 마음을 누이곤 합니다. 혹시 여러분도 새로운 시작 앞에서 문득 불안을 마주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사람 냄새 가득한, 희망을 품은 콘텐츠들을 골라왔습니다. 함께 이 온기를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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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로드 | 크리스토퍼 밀러 <프로젝트 헤일메리>
3월, 제가 유일하게 극장에서 만난 영화는 바로 <프로젝트 헤일메리>입니다. 🚀 <마션>, <아르테미스>를 잇는 우주 3부작의 정점, 앤디 위어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죠. 원작 소설이 워낙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영화화 소식에 많은 팬이 손꼽아 기다려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SF'라는 장르가 주는 무게감에 저도 처음엔 조금 긴장했는데요.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때, 저는 이 영화가 제발 끝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싹싹 빌고 또 빌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른 채 영화가 만들어낸 우주 속으로 푹 빠져버렸죠.
영화의 배경은 근미래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지구온난화와는 정반대로, 항성의 에너지를 빨아먹으며 번식하는 외계 미생물 ‘아스트로파지’ 때문에 태양이 에너지를 잃어가는 세상을 그리죠. 전 인류적 빙하기라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위기 앞에서, 전 국가가 협력해 해결책을 찾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작전이 시작됩니다. 이를 위해 우주선 헤일메리 호가 발사되지만, 깨어난 생존자는 단 한 명, 주인공 ‘그레이스’뿐입니다. 영화는 그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우주라는 거대한 고독 속에서 살아남고 분투하는 과정을 담아냅니다.
저는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로 이 세계를 처음 접했는데요. 영화가 끝나자마자 약 3시간의 분량에 다 담기지 못했을 더 방대하고 세밀한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극장을 나오자마자 원작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을 만큼 몰입감이 대단했습니다. 제가 SF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이 다른 SF 영화들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웃음과 사랑’에 있습니다. 우주에 홀로 남겨진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레이스, 그리고 그의 유일한 동료가 되는 외계 생명체 ‘로키’. 행성을 구하기 위해 종족을 초월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우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도 결국 다 가능해질 것만 같은 희망이 샘솟습니다.✨
또한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제작진의 진심 어린 애정이 스크린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에요. 앤디 위어는 단순 원작자를 넘어 프로듀서로 참여해 캐스팅부터 후반 작업까지 꼼꼼히 챙겼고, 제작진은 리얼리티를 위해 그린 스크린 대신 최대한 실제 세트를 지어 촬영했다고 합니다. 특히 로키의 경우, 나중에 CG를 입힌 것이 아니라 5명의 퍼펫티어(인형 조종사)가 현장에서 직접 움직임을 구현하고 목소리 연기까지 함께 진행했다고 해요. (더 자세한 뒷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씨네21의 연계 기사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처음 설계 단계부터 IMAX 1.43:1 화면비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습니다. 감독들은 세로로 거대하게 열리는 화면을 통해 우주의 압도적인 스케일이 전달되기를 원했죠. 팬들 사이에서 아이맥스 전용 화면이 정확히 몇 분인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영화를 가장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은 아이맥스 관람이라는 점입니다. 코히 에디터와 제가 함께 추천하는 뜨겁고도 다정한 우주 버디 무비 <프로젝트 헤일메리>, 진짜 좋음, 좋음, 좋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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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보검매직컬>
영화에 이어 제가 평소 즐겨 찾았던 또 다른 미디어 콘텐츠는 tvN의 예능 <보검매직컬>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프로그램은 박보검 배우를 필두로 기획된 예능 프로그램인데요. 군 복무 시절 이용사 국가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가 되었던 박보검과 그의 절친한 동료인 이상이, 곽동연 배우가 함께 시골 마을로 내려가 헤어샵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머리 모양만 만지는 것이 아니라, 마을 분들의 마음까지 마법처럼 다듬어드리는 과정이 참 인상적입니다. 특히 박보검 배우는 시골 어르신들께 예쁜 파마를 해드리고 싶어 1년 동안 미용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기도 했고(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이상이 배우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직접 네일리스트 자격증까지 따오는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연진이 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사실 <보검매직컬>에는 자극적인 사건 사고나 억지스러운 설정이 없습니다. 여느 시골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잔잔하고 소박한 풍경이 주를 이룹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이 특별했던 이유는 일주일이 넘는 운영 기간 동안 출연진이 마을 주민들과 실제 가족 같은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투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세 배우는 하루 8시간 넘게 미용실 영업에 매진하느라 퇴근 후 개인적인 일상은 거의 편집될 정도였으니(웃픈 포인트), 그들이 보낸 시간이 얼마나 ‘진짜’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의 시작점에는 박보검 배우의 따뜻한 기획 의도가 있습니다. 미용실조차 없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해요. 그 진심이 통한 덕분일까요? 프로그램 촬영이 끝난 지금도 ‘보검매직컬’은 그 자리에 남아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제작진과 출연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빚어낸 이 따뜻한 이야기는 지난주 종영했습니다. 방영 내내 7주 연속 2049 타깃 시청률 전 채널 동시간대 1위, 펀덱스(FUNdex) 화제성 부문 9주 연속 TOP 10 랭크, 그리고 4월 2일 기준 총 조회수 2억 6천만 뷰를 돌파하는 등 수치로도 그 인기를 증명했죠. 이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벌써 시즌 2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하는데요, 올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봄에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보검매직컬>을 시청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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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스트리트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
마지막으로 제가 이번 달 무한 반복 재생을 멈추지 못했던 미디어 콘텐츠는 바로 일본 걸그룹 큐티 스트리트의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 (かわいいだけじゃだめですか?)> 엠카운트다운 스페셜 스테이지입니다.💖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아이돌이 국내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죠. AKB48 등으로 대표되던 일본식 아이돌 시스템에 대해 국내 여론이 꽤 냉담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비주류로 분류되던 서브컬처 콘텐츠들이 당당히 주류 문화로 편입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되었습니다. 큐티 스트리트의 한국 방송 진출은 이러한 산업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큐티 스트리트는 현재 일본에서도 인기가 급성장 중인 그룹인데요, SNS를 통해 탄탄한 국내 팬덤을 구축하더니 최근 내한 콘서트를 계기로 국내 음악 방송까지 섭렵했습니다. 특히 4월 7일 기준으로 엠카운트다운 무대 영상은 벌써 7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그룹의 영리하고도 진심 어린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지점은 바로 ‘한국어 개사’입니다. 최근 K-POP 아티스트들이 오히려 영어 가사 비중을 높여가는 추세 속에서, 서툰 발음이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구사하며 노래하는 큐티 스트리트의 모습은 국내 대중들에게 신선한 감동과 호감을 선사했습니다. 여기에 K-POP 스타일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완벽히 소화해낸 ‘현지화 전략’도 한몫했죠. 무엇보다... 정말 귀엽습니다. 팬들이 이들에게 몰입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성장 서사’에 있습니다. 멤버 대다수가 과거 연예계 데뷔 실패를 경험하고 재데뷔한 케이스라, 이들이 보여주는 간절함과 멤버 간의 끈끈한 관계성이 국내 팬들의 ‘덕심’을 자극하고 있죠.
댓글 반응도 뜨겁습니다. “내가 본 샤워볼 중 제일 귀여움”, “귀엽기만 해도 돼”, “당장 여권 뺏어라” 등 재치 있는 밈들이 쏟아지고 있죠. (일단 저부터 20번은 넘게 본 것 같습니다. 제 최애는 하루카..ㅎ🌸) 무대 영상뿐만 아니라 개인 직캠까지 조회수 100만 회를 상회할 정도로 강력한 파란을 일으키고 이들은 이제 일본으로 돌아갔는데요. 한국 팬덤의 화력을 확인한 만큼 최근에는 다양한 한국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올여름 다시 한번 내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봄 타며 기분이 저하될 땐 조금은 낯설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 큐티 스트리트의 에너지를 느껴보시는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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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이성주의자로 마인드 세팅을 원한다면
좌우명이 불요불굴(不撓不屈)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굽히지도 휘지도 않는다는 뜻이고 의역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지를 꺾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고등학생 때 어느 농구만화에서 본 이후로 가슴 속에 항상 품고 살아온 말이었어요.
하지만 살아보니 단언하자면 굽히기도 하고 휘기도 하는 태도가 신상에 좋습니다. 타인을 대할 때가 아니라 자신을 대할 때 말이에요. 저는 학생때부터 쭉 일기를 써왔는데요. 가장 많은 내용은 '사건이 싫다', '예측 불가능한 것들이 싫다', '통제 못할 미래가 싫다' 등등의 내용이었습니다. 밤마다 누워서 타인의 마음을 궁금해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왔네요.
요즘은 어느 경지에 이르듯 마음이 편안하고 제 미래나 예측 못 할 일들에 대해서 딱히 두렵지 않습니다. 별 일이 생겼다고 제가 어찌할 수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저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번갈아 하다 보니 생이 절로 갔습니다. 3월도 책만 읽다 보니 한 달이 갔습니다. 17권을 읽었더군요! 이런 제 마음을 대변하듯 읽히는 책들도 대충 비슷한 내용들이었는데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거야!!!!!!! 왜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거야!!!!! 미래가 너무 불안하고 두렵다!!!!! 내 지난 날이 너무 후회된다!!!!!!!!!!!! << 하는 분들에게 억지로라도 마음에 새기길 바라는 책들을 추천드리겠습니다. 돈 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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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치 나오야 <확률적 사고의 힘>
저자에 대한 정보는 딱히 없이 전자책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선택한 책입니다. 짧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작가분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갖 논리를 통해 안간힘을 다해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반드시 설득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구절 몇 개를 적자면요..
'100% 확실한 방법이란 없다. 이길 확률이 높은 방법이 있을 뿐이다'
(불안해하지 맙시다.)
'결국 불확실성의 성질과 효과를 늘 인식하고, 일시적인 행운과 불운에 현혹되지 않아야 하며, 오랜 기간에 걸쳐 올바른 판단을 축적하는 노력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왕도란 없다)
'가능한 것은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예측을 하는 것뿐이다'
(기대도 실망도 없이 나아갑쉬다)
'인간에게는 우연을 방법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는 골치 아픈 환상이 있다.'
(환상 박살)
어떤 논조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이 책에는 요행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말을 진짜 악.착.같.이.온.갖.논.리.를.통.해.서 설명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마음가짐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설명듣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많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알면서도 잘 안되는 건 결국 모른단 뜻이니까 이런 건 반복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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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누워서 로마제국 황제 일기도 보고 복 있는 인생입니다. 마르쿠스는 스토아 학파 철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스토아 학파를 찾아보니 인간은 이성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통제 가능한 것은 절제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라는 논리가 핵심이라고 합니다. 제 가치관과 아주 부합하기도 하고 그간 간절히 바라온 상태이기도 합니다. 감정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고 이성은 제가 원하는 대로 가꿀 수 있기에 저는 이성주의자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유의미하게 읽은 책입니다.
인상깊은 점은 일단 무엇보다 남의 일기 훔쳐보는 기분이라 웃기기도 합니다. 또한 전쟁과 전염병 속 압박에 시달리던 황제가 가진 책임감 그리고 죽음에 대한 무상함이 드러났습니다. 죽음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굉장히 반복적인데 역설적으로 더 두려워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과 선하게, 상냥하게 살라는 말이 현대인이 꼭 견지해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거 다 똑같더군요. 인상깊은 몇 구절 남겨보겠습니다.
'인간은 서로를 위해 태어났다. 그러니 서로를 가르치거나 아니면 참아라'
(항상 연습하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가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만 말하기)
'아침에 일어나기 싫으면. 나는 인간으로서 일하기 위하여 일어난다고 생각하라. 그 때문에 내가 태어났고, 그 때문에 내가 세상에 나온 일을 하려는데 아직도 불평을 한단 말인가? 나는 이불을 덮고 몸이나 데우려고 만들어졌단 말인가?'
(ㅋㅋㅋ)
'남의 과오는 있던 자리에 그대로 내버려두라'
(들추지 맙시다.)
'누군가의 몰염치한 행동에 기분이 상할 때마다 "세상에 몰염치한 자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하고 너 자신에게 즉시 물어보라.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지 마라.
(맞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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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마지막으로 비슷한 결에서 훨씬 쉽게 훌훌 읽히는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평소 많은 미디어에서 보여주시는 모습과 같이 담백하고 거짓없는 글 모음집이었습니다. 정연한 삶을 사시는 어른들은 공통적으로 느끼시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보다 좀 더 따뜻한 문체를 원하신다면 김창완님의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추천드립니다.
전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보다 최장수가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전 저자분을 평소 쌀쌀맞으신 캐릭터로만, 철저히 미디어 속 탤런트로만 소비해왔습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고독함을 배워야 한다.' 라는 멘트를 하신 걸 보고 홀린 듯 책을 찾아 보았는데요. 소확행과 대확행에 대해서 말씀하신 건 여러분들 꼭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집에서 엄마가 해준 맛있는 반찬 먹은 건 소소한 행복이 아니라 어머니가 있다는 그 사실 자체의 거대한 행복이라고. 배울 점 많은 어른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인상깊은 구절을 적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나는 그 시간을 끝내주게 잘 보내고 싶다.' (다들 못하는 거니까 저도 연습하려구요)
'우리는 개에게 반가움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아내도, 남편도, 자식도 서로를 반기는 법을 잊었다. 나를 진심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서 환대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은 살 만한 것이 된다.'
(서로에게 인사를 더 반갑게 해줍시다.)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아무렴요)
'우리는 모두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 서로를 위해 존재하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 그게 삶이고 가치다.'
(마르쿠스와 비슷한 이야기라 인상 깊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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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기다려 내가 갈게.
3월은 새학기의 시작.. 이라서 괜히 설레며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새해 다짐을 얼마나 잘 지켰나 되돌아 보기도 하면서요.
근데 이런.
새해 다짐 중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전 처참한 느낌이 들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3월엔 영감을 찾아 무언가 자극이 될만한 미디어 소비에 대한 욕구가 컸었는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1년에 한 번 정도는 해온 인스타그램 비활성화라는 무시무시한 플랜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불필요한 인풋을 줄이고 저 스스로에게 집중하고자 선택한 결정이었는데요.
그래서 성과가 있었는지는... 다음달 결산에서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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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그라피 <B주류초대석>
최근 감명깊게 본 콘텐츠 중 하나인데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 김간지와 음악 프로듀서 허키 시바세키, 그리고 민음사의 김민경 편집자가 고정으로 출연하며 결성된 이른바 '허간민' 트리오의 인기 콘텐츠입니다. 전혀 달라보이는 세 명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다름 속의 비슷함을 찾아가는 보통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데요. 요즘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콘텐츠들이 맵고 짠 라면이라면 '허간민'의 B주류초대석은 슴슴한 사리곰탕 같습니다. 분명 맑은 데 맛은 살아 있는 적절한 밸런스랄까요?
앞선 뉴스레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다시금 롱폼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기도 했는데요. 현재 기준 170만 조회수를 달성한 1시간 24분의 영상 콘텐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 한 편 길이 동안 시덥잖은 이야기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모두 포함된 여행 패키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출퇴근길, 혹은 어딘가 이동중에 가볍고 어느 정도 유치한 이야기로 우리의 고막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추천드립니다.
허간민 월드클래스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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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때 TTT <연차없이 어떡행>
여기어때의 기획 채널 때때때의 신규 콘텐츠인데요. 요즘 <십이층>을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주가를 올리는 코미디언 곽범이 연차없이 가능한 일정으로 여행을 다니는 콘텐츠입니다. '연차 없이'라는 기획이 정말 성공적으로 드러난 사례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걸 보면서 저도 "여행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실제로 3월에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오게 됩니다..
곽범이라는 보증수표 캐릭터가 등장해 쉴 새 없이 오디오를 채워주며 버라이어티하고 진솔한 여행 콘텐츠를 가감없이 보여주는데요. 무조건 좋다고 할 필요 없이 별로면 별로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쁘고 멋진, 좋은 모습 위주로 보여주는 기존의 여행 콘텐츠에 비해 더욱 날것으로 다가와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후에 등장할 중국 여행편 중 체험한 '왕홍 메이크업'의 곽범 이미지를 SNS상에 미리 뿌려놓고. 본편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전략도 좋았는데요. 숙소를 넘어 여행 예약 플랫폼을 지향하는 '여기어때'가 '나이키의 경쟁사는 넷플릭스'라는 말처럼 단순히 숙소 홍보가 아닌 거시적인 관점에서 여행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을 자극한다는 점에서도 알면서도 속는 느낌이라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런 게 잘 된 기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직장인 혹은 자영업자들 중 여행을 계획중이거나 여행을 가고 싶은데 여건 상 못가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주는 일석이조의 콘텐츠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맛있는 거 먹는 영상 좋아하셔도 추천.
그나저나 일본 맥주 다르긴 다르더라고요..🍺 (일본맥주달라달라병 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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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로드 | 크리스토퍼 밀러 <프로젝트 헤일메리>
3월에 저는 다양한 일정 때문에 시간 내서 영화를 보러 다니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간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가 너무 좋았어서. 그리고 그게 SF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요.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하는 '그레이스'가 인류의 희망을 건 프로젝트의 참가자로 우주를 항해하며 겪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우주라는 배경이기에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고, 방해하는 빌런 없이 오롯이 인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어 감상만 말씀드리면 인간에 대한 사랑과 기대를 갖게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류가 여기까지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사랑과 희생 때문이 아닐까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분투하고 성장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인류 전체를 대변하는 희망찬 메시지를 안겨주는데요. '그레이스'가 지구의 청사진을 품고 무한한 가능성의 우주를 누비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고까지 느껴졌습니다.
웅장하고, 감동적이고, 귀여운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개인적으로는 5점 만점에 4.5점을 줄 정도로 올해의 영화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웅장한 우주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꼭 극장에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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