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계속 왓챠를 볼 수 있을까요? 제79회 칸 영화제, 한국영화 3편 초청 ✨
역대 한국 영화 최대 제작비, 500억 원 이상이 들어간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제 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합니다. 한국 영화가 칸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이후 4년만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호프>는 압도적인 규모의 세계관과 서사를 담은 만큼 후반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는데요. 출품 기한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칸 영화제 측이 먼저 〈호프〉를 경쟁 부문에 꼭 초청하고 싶다며 제출 마감 기한을 연장해줬다고 합니다. 또한 나홍진 감독은 이번 초청으로 장편 영화 4편이 모두 칸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감독이 됐습니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거쳐, 이번 〈호프〉까지 말이죠.
여기에 올해 칸 영화제에는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정주리 감독의 〈도라〉가 감독주간에 나란히 초청되며 한국 영화 세 편이 동시에 칸의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두 거장의 만남에, 한국 영화의 저력까지. 오는 5월 12일부터 시작될 칸 영화제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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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어떤 OTT를 가장 많이 쓰시나요?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 넷플릭스? 한국프로야구와 CJ ENM 콘텐츠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티빙? 가장 늦게 출범했지만 해외 프리미어리그와 SNL이라는 강력한 IP를 보유한 쿠팡플레이? 🤔
우리는 이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기기로 골라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선택지가 이렇게 많아지기까지 사실 꽤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수많은 플랫폼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격변의 시간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온 토종 OTT가 있습니다. 바로 왓챠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는 더 이상 왓챠를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왓챠가 현재 새 주인을 찾는 인수 절차를 밟고 있거든요.
왓챠는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 Edi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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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꼬집] 왓챠가 되기까지
[두 꼬집] 씨네필의 안전지대는 왜 무너졌나
[세 꼬집] 아무도 사지 않는 왓챠?!
[네 꼬집] 왓챠가 남긴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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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가 되기까지
왓챠의 시작은 사실 OTT는 아니었습니다. 2012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별점을 매기고 리뷰를 남기는 공간이자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 베타버전으로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오기도 전에 출시된 이 서비스는 출시 직후부터 구글 플레이 올해 최고의 앱에 선정되며 주목받았고, 2013년엔 구글과 영화 검색 결과 별점 자료 제공 제휴를 맺기도 했죠.
영화에서 시작한 왓챠는 2014년 드라마, 2017년 도서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내 취향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조용히 성장해나갔습니다. 이후 8년간 쌓은 500만 명의 회원과 5억 개 이상의 별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6년,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작품'을 추천해주는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출시합니다. 지금은 당연해진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거죠. 그렇게 왓챠플레이는 출시 첫 해부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올해 최고의 앱을 동시에 석권했고, 이후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OTT 부문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팬층이 두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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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0년, OTT 산업이 성장하며 왓챠는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다시 한 번 리브랜딩을 합니다.☄️ 취향 기록 서비스는 '왓챠피디아'로, 스트리밍 서비스는 '왓챠'로 이름을 바꾸며 각자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죠. 왓챠는 이 리브랜딩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모두가 비슷한 콘텐츠를 보고 비슷한 생각을 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보고 경험한 사람들의 관점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고 믿습니다.' 라고요.
리브랜딩을 통해 왓챠는 지금의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탄생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 대중을 향해 달려갈 때, 왓챠는 정반대로 경로를 이탈하여 국내외 독립영화, 예술영화, 일본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아무도 수급하지 않는 단막극들까지 서비스하기 시작합니다. 이와 더불어 OTT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2021년 오리지널 콘텐츠 '좋좋소'를 제작해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기도 하고, 2022년엔 앱 누적 다운로드 수 1천만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죠. 그렇게 왓챠는 다른 OTT가 굳이 공들이지 않는 영역을 채우며 대체 불가능한 무기를 만들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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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의 안전지대는 왜 무너졌나
가장 큰 이유는 OTT 비즈니스의 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분명 OTT는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남이 만든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유통하는 플랫폼' 유통업이었거든요. 그런데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판이 바뀌었습니다. OTT가 유통업에서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제조업이 된 것이지요.
이 싸움에서 왓챠는 처음부터 불리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3억 명에게 콘텐츠 비용을 나눠 얹지만, 왓챠는 수십만 명이 전부기 때문이죠. 게다가 티빙엔 CJ ENM이, 쿠팡플레이엔 쿠팡이, 웨이브엔 SK와 지상파 3사가 있었지만 왓챠는 모기업 없이 홀로 버텨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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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는 2022년 114만 명에서 2025년 47만 명으로 줄었고, 2024년 매출은 전년보다 22% 감소한 33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왓챠도 손 놓고 있지 않았습니다. 숏폼 드라마 플랫폼 '숏차', 웹툰 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죠. 그러나 콘텐츠 시장은 이미 포화 시장이었기에 왓챠의 새로운 시도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결국 왓챠는 자사를 지켜내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재산들을 팔기 시작합니다. 직접 제작하려고 확보해 두었던 시나리오와 영상 IP를 처분하고 직원은 260여 명에서 80여 명으로, 사무실은 다섯 개 층에서 한 개 층으로 줄였죠. 그 결과 영업손실을 555억 원에서 221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지만 매출 또한 300억 가까이 빠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왓챠는 사업을 키운 게 아니라 줄이며 조용히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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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사지 않는 왓챠?!
2021년 OTT 산업이 한창 성장하던 때, 왓챠는 49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때 활용된 방식이 전환사채(CB)인데요. 쉽게 말하면 '회사가 잘 되면 주식으로 바꿔서 이익을 얻고, 안 되면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구조의 투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죠. 문제는 2024년 11월, 그 만기가 돌아왔을 때입니다. 왓챠는 490억 원을 갚지 못했고, 연장 협상도 실패했습니다. 주요 채권자인 인라이트벤처스는 사전 협의도 없이 회생 신청을 냈고, 박태훈 대표는 '통보를 받고 나서야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스스로 결정한 게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기업 회생 절차가 시작된 것입니다.
*기업 회생: 빚이 많아 운영이 어려운 기업이 파산 대신 법원 감독 아래 구조를 정리하며 살길을 찾는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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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왓챠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새 주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CJ ENM, 키노라이츠, 빅스톤픽쳐스가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되었고, 특히 CJ ENM이 인수한다면 왓챠피디아의 데이터가 티빙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22일, 본입찰 마감일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CJ ENM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입니다. 왓챠가 기업회생 이후 성장세가 꺾인 데다 잔존 채무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키노라이츠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유력 후보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왓챠 인수전은 안갯속에 빠졌고, 현재 매각 여부 자체가 불확실해진 상황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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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가 남긴 것
왓챠의 몰락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애초에 안될 싸움이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넷플릭스의 작품 하나 제작비가 국내 OTT 연간 투자 규모와 맞먹고, 티빙엔 CJ ENM이, 쿠팡플레이엔 쿠팡이, 웨이브엔 SK와 지상파 3사가 있었지만 왓챠는 혼자 버텨야 했습니다. 구조적으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죠. 하지만 왓챠의 전략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명확한 브랜딩, 타깃이 확실한 콘텐츠 수급, 그리고 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데이터를 쌓는 커뮤니티. 왓챠가 10년 이상 버텨온 힘은 분명히, 여전히 존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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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들이 본입찰에서 이탈한 지금,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좁혀졌습니다. 빅스톤픽쳐스 등 남은 후보가 인수에 나서는 경우, 왓챠는 소규모 콘텐츠 기업의 품에 안겨 명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왓챠 특유의 큐레이션 정체성과 서비스가 살아남을 여지도 있죠. 다만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인수가 완전히 불발된다면, 파산과 서비스 종료만이 남습니다. 7억 5천만 개의 데이터와 그 커뮤니티는 그대로 사라지게 되죠. 🌪️
어느 쪽이든, 우리가 알던 왓챠는 이미 끝에 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왓챠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면, 미디어 산업에서 콘텐츠의 양과 자본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왓챠는 끝내 지속가능한 수익을 만들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취향을 기록하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분명 무언가를 증명한 플랫폼으로 오래 기억될 겁니다. 언젠가, 가까운 시일 내에 왓챠가 사라진다더라도 저는 오늘도 왓챠피디아에 별점을 남기고 제 최애 영화를 보러 가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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