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걸맞는 작품 보러 가자. <웬즈데이> 로컬 마케팅 '씽'의 서울 방문기
잘린 손이 경복궁을 돌아다닙니다. 한강공원, 이태원, 늦은 밤 PC방을 잘린 손이 활보합니다. 넷플릭스가 지난 달 29일 유튜브에 올린 <웬즈데이> 시즌2 마케팅 영상인데요. 시즌 2 전반부가 공개되기 전, 주인공의 든든한 조력자 씽이 한국을 방문하는 모습이 특별 영상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메가 히트작 <웬즈데이>는 이번 9개국을 도는 글로벌 투어에서 아시아 국가 중엔 유일하게 한국만 방문합니다. 팀버튼의 첫 드라마 연출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만 시청 순위 1위에 오르지 못해 '전세계 올킬' 타이틀을 놓쳤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유독 이색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마케팅.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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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 모드일 경우 '웹에서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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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입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기도 하죠. 저희 솊디터들만 하더라도 일본을 제주도보다 더 자주 방문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정도 이상으로 염오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권이 빼앗기고 되찾기 위해 땅에 흘려진 피는 결코결코결코결코결코결코 잊어선 안됩니다. 백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으며, 분노가 필요하다는 걸 배워왔습니다.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흉터가 있어야 기억한다는 말씀을 하신 게 떠오르는 하루입니다. 상처가 아물은 자리를 되짚어보는 건 중요합니다. 뜻 깊은 광복을 맞이하기 위해 80주년에 한 번 쯤 볼 만한 작품들을 큐레이팅 해왔습니다. 자유로운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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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꼬집] 빛이 있으라 「광복 팔순잔치」 Edit ☕🧂
[두 꼬집]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동주」.. Edit 🧂
[세 꼬집] 다음 격전지는 AI라는데요..「SKT 광복 80주년 다큐멘터리」 Edi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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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라 「광복, 팔순잔치」
먼저 광복 80주년을 경축 드리옵니다..축하라기엔 우리 민족이 고통스러워 하던 날로부터 해방된 지 8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만큼 이런 주제를 다룰 때면 다시금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광복이라는 주제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겪어본 적 없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멀게만 보이는데요. 그만큼 우리가 광복의 의미와 우리가 견지할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서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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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 인천공항이 함께하는 광복 80주년 「광복, 팔순잔치」 한국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지나게 되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전통문화 미디어월로 환영합니다. 우리 문화의 멋과 특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광복이라는 소재를 어둠에서 점점 밝아지는 연출을 통해 보여주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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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중 연회에 사용되었던 ‘십장생도’와 ‘모란도’를 새롭게 연출하여 광복 80주년의 기쁨을 나누고자 하였는데요. 한국의 상징적인 고궁인 경복궁 지하철의 출구에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에도 이음길 미디어월 공간을 만들어 한국에 관심을 갖고 방문한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더욱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사례인 것 같습니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과 같이 글로벌 콘텐츠로 K-POP 등이 널리 알려지고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럴수록 잔잔하고 고고한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민족성을 알리는 일은 도외시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관련 종사자와 미디어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앞으론 어떤 방식으로 우리 문화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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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동주」
지난해, 한국은 참 어지러웠습니다. 경제 불황과 양극화, 다양한 사건 사고들로 인한 세대와 성별의 갈등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 민족은 가장 힘들고 위기인 순간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금의 우리가 안온하게 살 수 있도록 나라를 지켜준 이들의 마음을 담은 영화를 한 편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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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를 흑백의 사진에서 영상으로 담아낸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2016)는 민족시인을 최초로 영상화한 작품이자, ‘윤동주’ 시인과 그의 사촌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의 삶을 보여주는 역사 영화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인 윤동주 시인이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반대에 무릅쓰고 왜, 지금 우리가 사랑하는 시를 쓰게 되었었는지, 그 시에는 어떤 마음들이 담겨 있었는지를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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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라는 비극적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 영화들은 대부분 민족적 저항과 독립운동을 중심으로 한 강렬한 서사를 보여줍니다. <암살>(2015), <밀정>(2016), <박열>(2017)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죠. 그러나 <동주>는 한 개인의 내면과 삶을 기반으로 시대적 배경을 조명하고 침묵의 저항을 보여주는 전기 영화라는 명확한 차이를 지닌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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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계속해서 동주와 몽규, 두 인물의 삶을 병렬식 구조로 대비시키는 연출을 사용합니다. 행동보다는 사유와 시를 통해 내면의 부끄러움을 마주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이상적 저항을 하는 동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고 계속해서 투옥되는 몽규의 삶을 말이죠. 사라진 민족의 정체성과 자유를 상실한 조국의 현실을 시를 통해 저항했던 윤동주, 조국을 너무 사랑해 온몸을 바쳐 희생한 송몽규. 성격도, 독립을 대하는 방식도 달랐던 두 사람이지만 결국 두려움을 직면하고 나라를 사랑했다는 점을 통해 우리는 이름 없이 잊힌 사람들을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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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동주>의 가장 큰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볼거리와 화려함이 중요해진 현대의 영화들과는 달리 <동주>에는 ‘덜어냄’의 미학이 있죠. 이준익 감독은 이에 대해 ‘5억’이라는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우리가 ‘윤동주 시인’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흑백 사진 속 얼굴을 재현하고 싶었다 합니다.
항간에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서 애국심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시대의 유관순, 윤동주, 윤봉길은 없다고들 하죠. 그러나 지금 어떤가요? 우린 지난해, 위기의 순간에 두려움을 직면하고 거리로 나와 다시 한번 나라를 지키려는 유관순, 윤동주, 윤봉길, 그리고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이 있음을 명백히 알게 됐습니다. 역사는 모든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부디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을 대면하고, 용기를 갖는 광복절을 보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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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격전지는 AI라는데요..「SKT 광복 80주년 다큐멘터리」
'광복 80주년'이라고 하니, SKT에서 만들어진 AI 다큐멘터리가 언론에 많이 보도되기에 보고 왔습니다. 해당 영상은 SK텔레콤에서 <광복 80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전쟁 : AI 독립> 이라는 제목으로 광복 80주년을 맞아 제작된 다큐멘터리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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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에서는 우리 나라의 주권과 영토를 되찾은 광복절을 기념하며, 앞으로 나라의 주권을 결정 짓는 건 'AI' 기술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국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췄지만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아직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며, SKT 텔레콤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또한 영상 말미엔 김구선생,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AI기술로 복원되었습니다.
러닝이 8분 정도 되는 짧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브랜드 PR의 성격이 강한 영상이라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습니다. 또한 다큐멘터리라 한들 브랜드 필름의 성격이 강한 PR영상에 AI로 애국열사들을 복원시키는 것이 과연 옳다고 볼 수 있을지 마음이 좋지 않기도 했습니다. 외려 안좋은 시선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앞으로 나라간 주권 싸움에 인공지능이 주축에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어느 정도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짧은 영상이니 한 번 시청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광복은 순수한 마음으로 새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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