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로 보여주는 카피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광고에 대한 기피는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광고'라고 하면 좋아하던 프로그램의 PPL 시간도 넘기곤 하는데요. 그럴수록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는 카피 한 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빠른 미디어 소비 행태와 한국의 문화에서는 더이상 진지하고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져주는 자체를 꺼려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집중해서 무언가를 보고 곱씹기보다는 빠르고 쉽게 자극적이고 간단하게 무언가를 원하게 된 사회처럼 느껴저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일본 광고
일본 광고들은 국내에 소개되는 광고들만해도 어마어마한 스토리텔링과 영상미로 유명한데요. 그런 일본 광고가 왜 심금을 울릴까 하면, 그런 깊은 문장도 이해하려는 태도와 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은유나 스토리가 오더라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려는,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일본의 고집이자 신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와닿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주류가 된 주류 광고
우리나라의 주류 광고는 대부분 청량, 청춘 같은 컨셉으로 방향성을 잡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만큼 '술'이라는 제품 자체가 해롭지만 시원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미지가 동적이고 화려하게 쓰이곤 하는데요. 반면 일본의 술 광고는 대개 식사 중에 가볍게 포함되는 방식으로 주로 보여집니다.
대부분이 맥주 광고라서 그런 부분도 있지만, 일본에서의 술은 '하루를 마치는 휴식' 같은 포지션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그런 이유로 잔잔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의 스토리가 많이 보입니다. '선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광고는 내년에 더 잘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요. '인생은 천천히 맛있어져 간다'는 카피를 내세우며 프리미엄 몰츠를 인생에 빗대 표현했습니다. 이후에는 각 인물들이 '내년에도 또 이렇게', '평화롭게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하며 마무리 되는데요.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멋지고 청량한 '술'을 넘어 '점점 맛있어 진다'는 특성을 '인생'에 비유한 멋진 카피라고 생각이 듭니다.
술을 마시는 OO
우리나라의 주류 광고는 '술을 마시는 사람'이 멋있어 보이는 포지셔닝을 합니다. 그래서 지면에 크게 모델이 등장하거나 멋진 상황이 연출되는데요. 반면 일본의 주류 광고는 '술을 마시는 순간'에 집중합니다. 그런 이유로 모델이 바뀌어도, 상황이 바뀌어도 술은 일상 속에서 녹아드는 개인의 만족과 이어지는데요.
그렇듯 한국과 일본의 술 광고는 방향성 자체가 다릅니다. 한국의 술 광고는 각종 규제와 맞물려 술의 실제 맛이나 취함 정도를 암시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단순히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데요. 반면 일본의 술 광고는 개인 생활의 영역과 맞닿아 있는만큼 '상쾌하다', '어울린다'와 같은 표현이 직설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연예인이 등장하더라도 스토리를 연기하는 일반인 같은 포지션으로 눈에 띄지 않게 제작하곤 하는데요.
어떤 방식이 옳다 그르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진중하고 깊은 풍미의 카피가 자주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부럽게도 느껴집니다. 우리나라가 강한 지점도 있겠지만 무언가 한 길로 쭉 나아가는 일본의 광고들이 새삼 강하고 멋지게 느껴지는 순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