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 들어봤을걸💥 ※ 다크 모드일 경우 '웹에서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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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한 줄이면 다 나오는 세상? 하지만 그 정보..너무 싱겁지 않았나요?
솊디터들이 직접 가보고 듣는 또 다른 이야기.
독자님의 삶의 빈틈에 감각을 깨우는 향신료가 되겠습니다.
MSG 오리지널 생활밀착형 미디어 인터뷰 시리즈 ‘스파이스업'
미디어란 어쩐지 가상의, 허공의 형체가 없는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가고, 오늘 하루 힐링 할 영화를 찾아보고,
유행하는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를 보며 웃고 떠들고,
누군가와 교집합을 만들기도, 나만의 차집합을 만들기도 하며
무한한 시공간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
EP01. [미디어를 탄 소상공인들]
미디어에 바이럴이 되어 실질적으로 변화를 겪은 사장님들과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이번 시리즈는 본편, 부록, 리뷰로 약 3주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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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사유에서 나온 작업실 「미도리 작업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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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에서 나온 작업실 <미도리 작업실>
<미디어를 탄 소상공인들>의 부록, 이번에는 파주와 동두천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미도리작업실’**을 소개합니다. 서면 인터뷰에 정성스럽게 응답해주신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미도리작업실은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시고, SNS를 통해 이름을 알린 브랜드입니다. 단지 ‘미디어에 노출된 곳’이라기보다, 미디어를 매개로 자기 리듬을 다듬어가는 곳이라는 점에서 특히 인터뷰를 꼭 요청드리고 싶었던 작업실이기도 했습니다.
사장님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 이 공간은, 무엇보다 ‘사유’에서 시작된 브랜드였습니다. 외부의 자극보다는 내면의 감정과 질문들로부터 출발해 만들어진 이 작업실은, 시간이 쌓이며 단단해졌고, 동시에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닿을 수 있는 ‘나다운’ 공간이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단단함을 차근차근 퇴적한 가게. <미도리 작업실>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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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열다
Q1. 자기소개와 미도리작업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도리작업실은 ‘평범함이 곧 비범함’이라는 생각을 중심으로, 일상 속 고민과 감정을 물건으로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매일을 조금 더 나답게,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한 질문과 해답을 물건에 담아 전하고 있어요. 경기북부 동두천시에 오프라인 공간과 미도리 넷숍이라는 온라인 공간을 햇수로 5년째 운영 중입니다.
Q2.미도리작업실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초기 스토리가 궁금해요.
대학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항상 든 질문이 있었어요. ‘왜 안 뽑히지? 나라면 날 뽑을 텐데!’ 하는 생각이었어요. 누군가 나를 뽑아주는 걸 기다리기보다, 내가 나의 업을 만들자! 하며 호기롭게 시작했습니다.
대학생 때 모아둔 돈을 들고 바로 근처 부동산에 가서 계약했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두고 시작했다기 보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서투른 부분은 보완하면서 차근차근 완성해나가자는 마음으로 운영했어요. 카페로 시작했고, 작은 물건들을 들여오고 좋아하는 작가 님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잡화점의 모습도 갖추어 나갔어요. 미도리작업실이라는 이름에 맞게, 제가 직접 작업하는 물건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자체 제작 물건을 소개드리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보여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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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작업실
Q3. 처음에 말씀하신‘평범한 것들을 모아 비범함을 만든다’는 미도리만의 정체성과 감도가 참 특별한 것 같아요! 이러한 감각은 주로 어떤 곳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요. 내재한 것을 살펴보려고 노력해요. 뭔가를 새로 찾아 헤매기보다 제 안에 쌓여 있는 경험이나 감정,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을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어느 날 문득 ‘아, 이거였지’ 하고 연결되는 순간이 찾아오더라고요. 미도리작업실의 감도는 외부에서 끌어온 무언가보다는, 익숙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다 생기는 경험에서 비롯된답니다.
Q4. 브랜드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지향하는 건 언제나 중간의 지점, 0의 지점이에요. 크게 들뜨지도, 깊게 가라앉지도 않는 상태겠습니다. 기복 없이 오래 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건 저 스스로 지켜야 할 기준이기도 하지만, 브랜드를 바라보는 분들께도 피로감을 드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비롯돼요. 무언가를 강하게 주장하거나 끊임없이 새로움을 요구하기보다, 늘 곁에 있지만 과하지 않은-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스며드는 존재이고 싶어요. 언제나 있지만, 언제나 없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제 리듬과 에너지의 항상성을 지키며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기복 없이 살아가는 제 태도와 삶이 곧 미도리작업실의 결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브랜드를 오래 보아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한 존재로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Q5. 브랜드 운영을 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현호
2024년 초였을까요. 유난히 마음이 가라앉아 있던 시기였어요. 무엇을 해도 흥미가 생기지 않고, 그저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때였는데요. 그랬던 저에게 새로운 자극이 주어졌어요. 바로 야구입니다. 정말 아무런 관심이 없었는데요. 개막 이틀 전에 우연히 응원팀의 유니폼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고, 컴투스프로야구 광고를 볼 때마다 괜히 벅차올라 눈물이 맺힐 정도였어요. 그 뒤로는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를 챙겨 봤답니다. 경기 결과도 물론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다가왔던 건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감각이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아, 나는 늘 좋아하는 마음으로 살아왔구나!
초등학생 때는 동물의 숲이 좋아서 포토샵을 배우고, 엑소를 좋아해서 직접 굿즈를 만들어보고, 대학생 때는 학생회를 좋아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브랜딩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무언가를 좋아했던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미도리작업실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야구를 통해 다시 새기게 되었어요. 그 경험이 저와 미도리작업실에게 다음 챕터를 열어준 시작점이라, 기억에 크게 남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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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탄 소상공인
Q9. 인스타그램에 ‘금일의 표어’라는 포스팅을 하시더라구요. 포스팅하시는‘금일의 표어’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담고 싶은 메시지가 궁금해요.
금일의 표어는 날마다 제가 저로서 살아내기 위해, 저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문장이에요. 미도리작업실은 저에게 악전고투였어요. 하루도 쉬운 날이 없었고, 매일이 전투 같았어요. 제 안에 이렇게 다양한 내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낯선 나와 부딪히는 날들이 많았고, 그때마다 꽤 소란스러웠어요. 지금도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지만, 예전과는 달라졌어요. 이제는 그 전투가 즐겁습니다. 오늘도 또 하나의 전투를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어제에서 오늘로 올 수 있었음에 안도하게됐고요. 그런 감정들을 매일 정리하듯 적었던 게 바로 ‘금일의 표어’예요. 무기력할 때마다 문장을 썼고요. 그 문장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웠어요. 바꿀 수 있는 건 상황이 아니라 태도뿐이라는 마음으로요. 그래서 ‘금일의 표어’는 저에게 과업이자 기록이고, 생존 도구였답니다.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기보다는 같은 날, 비슷한 마음을 느끼고 있을 누군가에게 건네는 응원 같은 존재였으면 해요.
Q10. 유튜브 채널을 통해 꾸준히 직접 선곡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게 된 계기와 그 이유가 궁금해요.
원래부터 노래 모으는 걸 좋아했어요.단순히 취향을 넘어서, 미도리작업실이라면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를 늘 고민하며 디깅했어요. 공간의 분위기, 계절의 결, 그날의 감정까지 상상하면서요.
처음에는요. ‘이 음악, 우리 가게에서만 나오면 좋겠는데?’ 라던지 .. ‘누군가 플레이리스트를 그대로 따라 해서 올리거나 영업장에 틀어두면 기분이 묘할지도 ..’ 라는 고민도 했답니다. 하지만 곧바로 생각이 달라졌어요. 오히려 내가 먼저 꺼내 보여주자. ‘이거 미도리작업실에서 나올 법한 음악이다’라는 인상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좋은 걸 발견했을 때, 꽁꽁 싸매기보다 동네방네 나눌 때 더 기쁘고 신나는 편이더라고요.
사실 동두천이라는 공간 자체가 많은 분들께 아직 낯설고 멀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먼저 이 공간을 상상해보셨으면 했어요. 오지 못 하는 상황에서도 어디에서든 이 플레이리스트를 틀었을 때, 그곳이 잠시나마 미도리작업실처럼 느껴졌으면 했답니다.
Q11. 브랜드를 운영하시며 ‘미디어’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경험은 무엇인가요? (ex. SNS 바이럴, 방송/기사 노출, 유튜브/블로그 협업 등)
미도리작업실은 전통적인 의미의 미디어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요. SNS 바이럴이나 외부 기사 노출보다는 매일매일의 생각과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 같은 공간’에 가깝다고 느끼거든요. 제품을 소개할 때도 홍보보다는 기록에 가깝게 접근하고, 브랜드의 흐름을 만들기보다는 저의 리듬을 따라가며 운영해왔어요.
그런 방식 덕분에 봐주시는 분들께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누군가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래 지켜봐 주시는 분들과의 관계가 더 단단하게 쌓였다고 느껴요.
Q12. 미디어(ex.방송, 기사, 유튜브, SNS 등)에 소개되기 전과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미디어를 탔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느끼시나요?
사실 미디어에 소개되고 브랜드나 제품이 널리 알려지는 건 너무 좋은 일이죠. 실제로도 일시적으로 팔로워가 늘고, 매출이 오르는 경험을 하기도 했어요.
초창기에는 빨리 알려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너무 빠르게 주목받게 되면 원래라면 차근차근 겪어야 할 과정들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업을 하면서 마주해야 하는 감정, 스스로 끌어안아야 할 책임감,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직접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들 같은 과정들을 하나하나 겪어내고 싶었어요. 그 모든 걸 겪어내는 경험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브랜드도 그만큼 깊어지게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미디어를 탄다는 사실보다, 그 이후에도 같은 방향을 지켜나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했어요. 매일 하던 걸 매일 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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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미도리작업실
Q12. 요즘 대표님께 영감을 주는 미디어 콘텐츠(영화, 책, 전시 등)가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미도리작업실이 보여주고 싶은 방향성이나 계획도 들려주세요 :)
요즘은 어떤 콘텐츠를 보더라도 그게 정말 중요해서 이야기하는 건지, 아니면 중요하게 여겨지길 바라며 이야기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그래서 남이 저에게 주는 아젠다보다, 제가 제 삶의 의제를 직접 정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그런 이유로 일부러 미디어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자극보다는 여백, 반응보다는 사유에 더 마음이 갑니다. 자연스럽게 영감도 미디어보다는 미도리작업실을 운영하며 쌓여가는 생각들에서 더 많이 얻어요.
Q13. 마지막으로 미도리작업실이 보여주고 싶은 방향성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앞으로의 방향성이 거창하거나 뚜렷하진 않아요. 다만 지금의 제가 좋아하는 것, 지금의 제가 느끼는 감정으로 브랜드를 채워가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해요. 크게 확장하거나 흐름을 바꾸기보다 지금 이 리듬을 지키면서 더 정교하게, 더 단단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품으로, 문장으로, 음악으로 천천히 쌓아가고 싶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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